[유럽 여행] 스위스 인터라켄 2일 차, 융프라우 열차, 라우터브룬넨(Lauterbrunnen)~클라이네 샤이덱(Kleine Scheidegg)
인터라켄 첫날 잔뜩 낀 구름과 흐린 날씨가 맞아주었었는데, 다행히 이날은 날씨가 좋아졌다. 숙소 프런트에 있는 직원도 오늘은 융프라우 정상을 볼 수 있을 듯하다며 로비 모니터에 보여지는 융프라우 CCTV 정상 화면을 가르켰다. 다행이다. 바로 융프라우를 가기 위해 인터라켄 동역(Interlaken Ost)으로 출발했다.
융프라우요흐에 가기 전 한국에서 미리 동신항운 할인쿠폰을 발급받아왔다. 융프라우 왕복 열차를 할인된 가격에 이용이 가능하고, 정상에서 신라면 컵라면도 무료로 먹을 수 있었다. 동신항운 홈페이지에 들어가 융프라우요흐 할인쿠폰 신청(무료)에 가서 쿠폰을 받을 수 있다. 이메일로도 수령이 가능하고 약 30% 정도 할인이 가능하다. 작성일 기준 융프라우요흐 열차가 약 211스위스프랑(약 30만원대) 정도 하는데, 쿠폰을 받아 가면 150스위스프랑(20만원 초반) 정도의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인터라켄 동역에서 할인쿠폰을 제시하고 표 구매를 하면 융프라우요흐 패스포트와 티켓을 준다. 티켓은 두 장을 주는데, 하나는 열차 티켓, 하나는 융프라우 정상 카페에서 신라면을 공짜로 먹을 수 있는 쿠폰이다. (지금도 신라면을 주는지는 잘 모르겠다)
융프라우 열차를 타고 경유하는 역에서 자유롭게 내려서 구경하다가, 다음 열차를 타고 융프라우 정상으로 갈 수도 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눈이 많아지기 때문에, 중간에 내려서 스키를 타거나 하이킹하는 관광객들도 볼 수 있었다. 나도 인터라켄 동역에서 출발하여 첫 번째로 도착하는 라우터브룬넨 마을에 잠깐 내려서 구경하고 다시 올라가기로 했다.
라우터브룬넨은 높이 795m에 위치한, 빙하의 침식으로 인해 형성된 빙하 계곡과 접해 있으며 70여개의 골짜기와 폭포 사이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동화에서나 본 듯한 대자연 속에 통나무집들이 많이 있었다. 고지가 높아져서 그런지 구름도 낮게 깔려 있어서 더 그림 같았는데, 풍경을 보고 있자니 정말 자연스레 힐링이 되었다. 하지만 아침 일찍이라 그런지 안개도 덜 걷히고 시야가 깨끗하게 보이지 않아서 잠깐 마을을 돌아본 뒤 다음 융프라우 열차에 탑승했다. 아직 새하얀 눈은 보이지 않았다.
라우터브룬넨에서 탄 열차는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데, 잠깐 둘러보았던 라우터브룬넨 마을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정말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뛰어놀 것 같은 풍경이었다. 열차 유리창에 딱 붙어 풍경만 보고 있으니 점점 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무마다 새하얗게 피어있는 눈꽃들이 정말 예뻤다. 클라이네샤이덱에 도착했을 땐 우리나라에선 볼 수 없는 엄청난 두께로 쌓여있는 눈이 있었고, 정말 이런 곳에서 하차해서 하이킹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클라이네샤이덱은 해발 2,061m에 있는 고개로 "작은 분수령"을 뜻하는 이름이라고 한다. 여기가 융프라우 열차의 종착역이고, 정상까지 가기 위해선 여기서 열차를 갈아타야 했다. 환승하기 위해 열차에서 내리면 아이거의 북벽을 볼 수 있는데, 정말 멋있는 풍경이었다.
지대가 높아질수록 약간의 고산병(?) 증세인 건지 귀가 먹먹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라 너무 좋았다. 그리고 선크림과 선글라스는 필수다. 햇빛이 잔뜩 쌓여있는 새하얀 눈에 반사되어서 너무 눈부시다.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고 선크림조차 바르지 않았다면 융프라우에 갔다 돌아왔을 때 새빨갛게 익어있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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