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이 되고 나서부터 일년에 두번 정도는 한라산 산행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다. 한라산은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특히 가을, 겨울에 산악인(?)들이 모이는데, 가을엔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단풍을, 겨울엔 눈 덮인 설산을 보러 많이 찾는 것 같다. 한라산의 겨울 등반은 설산과 더불어 맑은 공기와 차가운 겨울 바람이 주는 상쾌함을 느낄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는다. 필자가 2023년에 가장 잘한 것 중 하나로 꼽는 겨울 한라산 관음사 코스 등반기를 쓰기 전, 경험에 준한 사전 준비물과 주의사항에 대해 간략히 써보고자 한다.
● 사전 준비
1. 탐방예약 : 한라산은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한라산 탐방예약 시스템에 접속해서 등산을 희망하는 날짜와 코스, 시간대를 조회해서 예약하면 되는데, 보통은 자리가 거의 없다. 12월 예약은 11월 1일에 오픈되므로, 사람이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주말이나 휴일 등반을 원한다면 오픈하자마자 미리 예약하는 걸 추천한다. 또한, 예약 후 입산하지 않으면 1회 3개월, 2회는 1년동안 예약이 불가능한 패널티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니 날짜를 잘 확인해야 하며, 입산이 불가능할시 미리 예약 취소를 해야 패널티를 받지 않는다.
● 준비물
1. 의류 : 땀을 빠르게 배출하고 몸을 건조하게 유지해주는 기능성 소재의 내의, 바람과 눈을 막아줄 수 있는 방풍 방수 의류, 체온 유지를 위한 가볍고 따뜻한 플리스(히트텍), 체온 손실 방지를 위한 장갑,모자,목도리 등, 여분의 속옷이나 양말 등을 준비해주면 좋다.
2. 신발 및 장비 : 눈길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겨울용 등산화와 아이젠(체인스파이크), 눈이 등산화 안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보호하는 스패츠, 균형을 잡기위한 등산 스틱 등
3. 식량 및 물 : 보온병(따뜻한 물-정상에서 컵라면이나 차 등을 마시기 위함), 김밥이나 컵라면 등 간단한 식사나 초콜릿 등 열량이 높은 간식을 준비해가면 좋다.
4. 비상 용품 : 밴드, 소독약, 핫팩, 헤드램프(겨울 한라산은 6시부터 입산이기 때문에 헤드램프나 랜턴은 꼭 필요함, 핸드폰 라이트로 비추면서 가기도 한다), 보조배터리(날씨가 추워서 휴대폰 배터리가 빨리 닳을 수 있음) 등을 준비해야한다.
5. 신분증과 핸드폰 : 입산 QR 코드가 카카오톡으로 온다. 입산시 QR코드와 본인확인차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으니 꼭 챙겨야 하고, 신분증은 촬영본이나 모바일 신분증도 인정해주었던 것으로 기억하니 참고!
6. 기타 : 겨울 설산은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이 강해서 선글라스를 쓰면 좋다. 자외선 차단제도 필수로 발라줘야 한다.
● 기타 주의사항
1. 탐방가능여부 체크 : 탐방예약이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입산이 가능한 건 아니다. 실제로 필자도 탐방 예약을 해 놓고 일주일 전에 한라산에 1m 폭설이 와서 통제가 되었는데, 해제가 언제 될 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예약 3일전 삼각봉 대피소까지는 탐방이 가능해졌고, 예약 2일전 백록담까지 탐방이 가능해져서 다행히 다녀올 수 있었다. 한라산 홈페이지에서 탐방구간별 통제 상황을 확인할 수 있으니 산행 직전까지 꼭 체크하고 가길 바란다.
2. 날씨 : 실제로 제주도는 눈이 그렇게 많이 오는 곳은 아니다.(한라산만 빼고) 해안쪽은 눈이 와도 금방 녹지만, 한라산은 강설량도 많고 제설도 신속하게 되지 않기 때문에, 눈길운전이 힘들거나 렌트카라서 불안한 사람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폭설에도 제주도 버스는 정말 강하다. 체인을 장착하고 5.16도로를 그냥 넘어다니니까. 다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빠른 입산은 힘들수도 있다. (겨울철 입산시작은 6시) 한라산 탐방통제가 해제되면 한라산 주변 도로도 제설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도로상황을 잘 체크해보고 그에 맞게 교통수단을 결정하면 될 것 같다.
3. 새벽운전 야생동물 주의 : 보통 입산 시작 시간에 맞추어 등산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하여 동도 트지 않은 새벽부터 운전을 해서 가야 하는데, 도로에서 야생동물을 만날 수 있다.(고라니,사슴 등) 실제로 고라니는 야행성으로 밤에 도로를 건너다가 자동차 라이트 등 강한 빛에 노출되면 시력이 일시적을 마비되어 도망치지 않고 멈춘다. 빠른 속도로 달리면 차량과 고라니가 충돌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행속도를 낮추고 천천히 주변을 살피면서 운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4. 체력 및 안전 관리 : 겨울 산행은 다른 계절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므로 출발 전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산행 중 화장실이 많이 없으니 전날 무리한 과음이나 과식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사전에 경로와 일정을 철저히 계획하고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를 대비해 조금 일찍 출발하는 것이 좋다.
정말 환상 그 자체였던 2023년 겨울 한라산 관음사 코스 등반기는 2편에 써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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