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여행오는 친구들이나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꼭 먹고가는 음식이 있단다. 흑돼지, 갈치, 전복. 나 또한 여행을 다닐때는 그렇게 찾아가 먹곤 했는데 도민이 되고 나니까 별로 당기지가 않더라. 그래서 흑돼지나 갈치, 전복 등을 먹은지 꽤 된 것 같은데 오랜만에 갈치조림을 먹으러 다녀왔다. 순살갈치조림으로 유명한 맛집 중 하나인 "번네식당"이다.
번네식당은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하고 있다. 주차장이 생각보다 작긴 하지만, 매장 옆과 맞은편 공터 및 갓길에 차를 세울 수 있고 관리 해주시는 분이 계셔서 큰 어려움 없이 주차할 수 있었다.
제주를 여행하시는 분들에게 꽤 유명하다고 해 웨이팅이 있지 않을까 해서 아침 일찍 출발해 9시 30분경 도착했다.(번네식당의 오픈은 10시다.) 번네식당은 캐치테이블 예약매장인데, 원격줄서기는 불가하고 현장줄서기만 가능하다. 매장 입구에는 기계(?)가 있는데, 전화번호와 인원수를 입력하고 메뉴를 선택하면 카카오톡으로 대기번호를 알려준다. 그리고 입장하라고 카카오톡이 오면 입장해서 대기번호를 알려주면 테이블을 안내해준다.
겉모습과는 다르게 매장은 넓었다. 들어와서 바로 보이는 곳에도 테이블이 꽤 많았고, 안쪽으로도 넓은 공간이 준비되어 있었다. 오픈 전에 예약을 해서 대기번호 7번을 받았지만, 대기번호 20번 정도 까지는 오픈과 동시에 바로 입장이 될 정도였다.
메뉴는 뼈없는 은갈치조림, 은갈치 통구이, 고등어구이, 성게미역국 딱 4가지로 단촐했다. 보통 다른 매장 가격과 비교했을때 저렴한 수준이었던 것 같다. 우리는 뼈없는 은갈치조림(2인용)과 성게미역국, 공기밥 1개를 주문했다. 은갈치조림(2인용)은 공기밥이 별도고, 성게미역국은 공기밥 1개 포함이라 2명이서 먹는다면 공기밥을 1개만 추가 하면 될 것 같다.
예약시 메뉴를 미리 다 받아놓기 때문에 자리를 배정받고 앉으면 5분 이내에 음식이 나온다. 갈치조림은 하이라이트 위에 올려주는데, 다 조리가 되어 나온거라 바로 식사를 해도 된다고 한다. 갈치조림은 바닥에 호박, 감자, 무, 양파 등 채소를 깔고 위에 포를 뜬 갈치 순살이 올려져 나왔다. 추가로 주문한 성게미역국도 작은 국자와 앞접시를 따로 챙겨주셔서 2인이서 나누어 먹을 수 있었다.
순살갈치조림은 부드러운 갈치 살이 뼈 없이 깔끔하게 조리되어 먹기 편리했다. 양념은 약간 매콤한 떡볶이 양념 비슷했는데, 갈치에도 골고루 배어서 하얀 공기밥에 쓱쓱 비벼서 먹었다. 따로 국물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추가한 성게 미역국 또한 진하게 끓여진 맛이었고, 매콤한 갈치조림과 슴슴한 성게미역국이 은근 잘 어울려서 공기밥을 추가해서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고 나왔다.
예약시에 미리 주문을 받아 손님이 입장하자마자 음식을 빨리 내어주고, 또 뼈가 없어 살을 바를 일이 없기 때문에 식사는 거의 30분 내에 끝난다. 테이블 회전이 빨라 웨이팅이 좀 있더라도 기다릴만 하다. 제주도의 갈치 요리들이 대체로 고가인 편인데 비해 번네식당은 양에 비해 가격이 적당했던 것 같다. 다만 뼈를 없애기 위해 포를 뜬 살이라 일반적인 갈치조림보다는 갈치의 양이 적어보이긴 했지만, 가격 대비 맛과 밑반찬, 성게 미역국과의 조화는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주말에나 점심 피크시간대에는 예약 대기시간이 좀 길다고 한다. 오픈 전에 미리 가서 예약을 해 두고 기다리다가 바로 들어가서 먹는게 아까운 여행의 시간낭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번네식당
주소 :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산방로 16
영업시간 : 10:00~15:00(매주 수요일 휴무)
인근관광지 : 산방산, 용머리 해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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