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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다녀온촌놈/체코-프라하

[유럽 여행] 체코 프라하 3일 차(2), 바츨라프 광장, 스파테호 바츨라바(체코식 육회 전문점), 프라하 야경

by 우닛메이드 2023.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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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프라하 3일 차(2), 바츨라프 광장, 스파테호 바츨라바(체코식 육회 전문점), 프라하 야경

스비치코바로 프라하 3일 차 점심을 맛있게 먹고 숙소로 들어왔다. 프라하는 트램이나 버스로 움직이긴 좀 애매한 거리라서 비셰흐라드를 다녀올 때 빼고는 종일 걸어 다녔더니 다리도 아프고 피로가 조금 몰려왔다. 물론 걸어 다니면서 많은 걸 보았으니 좋긴 했지만, 여행 10일 차가 넘어가니 중간중간 쉬어주는 게 저녁에 더 활발하게(?) 활동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바츨라프 광장 입구

숙소에서 쉬다가 나와서 저녁을 먹을 겸 바츨라프(Wenceslas Square) 광장으로 나갔다. 바츨라프 광장은 체코의 최초 왕조인 프르셰미슬 왕가의 왕 바츨라프의 이름을 따왔는데, 그는 사후에 성인으로 추대된 체코 기독교의 상징적인 인물이라고 한다. 바츨라프 광장은 체코의 역사적 사건이 벌어진 무대이며 여러 차례 프라하 시민의 집회가 열린 민주화의 상징적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이런 역사를 가진 바츨라프 광장은 현재 호텔, 부티크, 백화점 등이 있는 프라하 최고의 번화가다. 프라하 공항도 바츨라프 공항인데, 공항의 바츨라프는 체코의 민주화를 이끈 바츨라프 하벨 대통령의 이름을 딴 곳이다.

바츨라프 광장 앞 분홍색 장미들

바츨라프 광장 길가에는 분홍색 장미가 많이 심겨 있었는데, 너무 예뻤다. 바츨라프 광장은 저녁을 먹은 후 둘러보기로 하고 일단 미리 봐둔 레스토랑으로 이동했다. 저녁 메뉴는 체코식 육회라는 타르타르! 바츨라프 광장 맛집으로 검색하면 가장 많이 나오던 스파테호 바츨라바(Svateho Vaclava)였다. 내부로 들어가 바츨라프 광장이 보이는 창가 쪽으로 자리를 잡은 뒤 음식을 주문했다. 나는 체코식 육회인 타르타르와 생맥주! 이번엔 필스너우르켈을 시켰다.

역시 맥주는 금방 나왔다. 낮에도 맥주를 한잔 마셨는데, 정말 프라하에 와서는 밤이고 낮이고 맥주를 계속 마시는 것 같다. 필스너는 한국에서 먹던 맥주와 맛이 똑같았다. 당연히 똑같겠지, 근데 왜 코젤 다크는 좀 다른 것 같았을까. 생각해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코젤 다크는 잔 테두리에 시나몬 가루를 발라 준다. 오히려 프라하에서는 그냥 주는데 우리나라는 왜 그렇게 주는 걸까.

필스너우르켈 맥주, 체코식 육회 타르타르

맥주로 목을 축이고 있으니 타르타르가 나왔다. 비주얼도 우리나라 육회랑은 달랐다. 우리나라처럼 채 썬 생고기가 나오는 게 아니라 타르타르는 고기를 거의 갈아놓은 방식이었다. 노른자가 올라가 있는 건 만국 공통인가 보다. 간간하게 양념하고 채를 썬 배 정도 곁들여지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생 통마늘, 소스 2종, 향신료, 소금 등과 겉면을 딱딱하게 구운 바게트 같은 게 같이 나왔다. 서빙한 직원이 먹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는데, 딱딱하게 구운 빵 표면에 생마늘을 문질러 갈아 묻히고 그 위에 타르타르와 각종 소스를 곁들여 먹으면 된다고 했다. 빵 겉면이 딱딱해서 그런지 생마늘을 문질러 보니 갈리긴 갈렸는데, 너무 불편했다. 그냥 다진 마늘을 주면 안 되나. 난 워낙 육회를 좋아하기 때문에 직원이 먹으라는 대로 먹어보았는데, 못 먹을 정도로 맛이 없진 않았지만 고기를 너무 갈아버려서 그런지 씹는 식감도 없고 생각보단 별로였던 것 같다. 배불리 식사한 후 2차로 와서 카나페처럼 간단하게 먹기에 좋은 것 같았다.

입가심으로 먹고 나온 토마토 샐러드, 바츨라프 광장 풍경

그래도 막 못 먹을 정도도 아니고 입맛이 그렇게 까다롭지 않았기 때문에 거의 다 먹고 입가심으로 토마토 샐러드를 주문했다. 그냥 자른 토마토에 양파, 채소가 올려져 나오는 건데, 양념이 되지 않은 보통 토마토였는데 너무 신선하고 맛있었다. 타르타르가 별로여서 그랬나? 뭔가 입을 개운하게 해주는 것 같기도 하고, 색감도 너무 예뻐서 딱 먹고 싶은 비주얼이었다.

바츨라프 광장 풍경

타르타르, 토마토 샐러드, 필스너 2잔까지 야무지게 먹고 바츨라프 광장으로 나와서 그냥 거리를 구경하면서 걸었다. 프라하의 번화가답게 사람들도 정말 많았고 거리에는 비눗방울?로 아이들의 시선을 끌고 있는 사람도 보였다. 비눗방울 날리면서 사진 한 컷 찍어보고 싶었지만 역시 돈. 게다가 꼬마들만 기웃기웃하는데 내가 가서 하는 것도 너무 웃길 것 같아 참았다. 대신 귀여운 꼬마들만 몇 컷 카메라에 담고 돌아왔다.

까를교를 지나 다시 프라하성으로 가는 길

바츨라프 광장에서 나와 다시 프라하성으로 갔다. 오후 늦게쯤 가서 야경까지 보고 내려올 생각이었다. 프라하성에 올라 프라하 시내를 다시 내려다보았는데 날씨가 흐려서 색감이 예쁘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프라하 여행 3일간 계속 흐렸던 것 같다. 그래도 갈색 지붕과 곳곳의 숲들이 잘 어우러져서 멋있었다.

프라하성에서 내려다본 야경

점점 해가 지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어둠이 내려앉았다. 멀리 블타바강 주변으로는 가로등을 켠 것인지 야경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 프라하성 아래쪽 갈색 지붕의 집들이 불을 안 켠다. 아직 퇴근 전인가? 이 집들이 불을 켜야 야경이 더 예쁘게 보일 텐데 말이다.

까를교에서 본 프라하야경, 세번째가 프라하성

한참 기다리다가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집들이 불을 안 켜니 야경이 멋있게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내려와서 까를교를 건너면서 보는 야경이 더 멋있었다. 블타바강물에 빛이 비쳐서 말이다. 까를교에서 뒤돌아본 프라하성 야경도 너무 멋있었다.

이렇게 프라하 일정도 끝이 났다. 이제 또 기차를 타고 독일 뮌헨으로 간다. 뮌헨에선 또 어떤 일들이 있을지, 긴장되면서 내심 설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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