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인천~로마 비행, 로마 1일 차(1), 콜로세움, 콘스탄티누스 개선문, 포로 로마노
여행 날 아침, 인천공항에 약 2시간 반 전에 도착했다. 셀프체크인을 마치고 수화물을 처리한 다음에 공항 이곳저곳 둘러보다가 한국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마치고 비행기에 탑승했다.
이륙, 인천에서 로마 피우미치노(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까지는 13시간이 걸린단다. 직항이라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기내식도 먹고 꿀잠도 잤다. 정신 차리고 좌석 앞 모니터를 봤을 때. 로마까지 30분 남았다고 나오고 있었는데 새로운 나라에 대한 설렘과 기대가 생기기 시작했던 것 같다. 죽기 전에 한번은 와 볼 수 있을까 했던 나라에 내 나름대로 생각보다 빨리 온 것 같아서 말이다.
공항에서 도착해서 입국심사 완료 후 수화물을 찾고 잔뜩 긴장한 상태로 train 표지판만 보고 걸었다. 걷다가 에스컬레이터도 타고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공항에서 로마 시내 역인 테르미니까지 가는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라는 열차를 타기로 했다. 버스나 다른 방법도 있었지만 제일 편하고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열차역 내 티켓 자판기가 설치되어 있고 영어로 되어있어서 발권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했다. ROMA TERMINI 터치하고 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비용은 14유로!!
열차에 탑승해서 왼손엔 핸드폰을 꼭 쥐고 캐리어 보관 장소에 세워둔 캐리어만 쳐다보면서 테르미니까지 온 것 같다. 분명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엔 설렘과 기대감이 컸었는데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은 긴장감? 뿐이었다. 또 테르미니에서 소매치기가 많고 치안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들어서 하필 어둑어둑할 때 도착한 난 빨리 예약해 놓은 숙소로 가야 했다.
테르미니 도착! 정신 바짝 차리고 인증샷 하나 찍고 바로 숙소로 이동했다. 로마의 길바닥은 아주 지저분했다. 여행 가려고 새로 산 캐리어 바퀴가 벌써 까맣게 때가 타 있었다. 그렇게 첫날은 숙소에 늦게 도착해서 체크인하고 다음날 계획을 점검한 후 그냥 잤다. 기내식을 많이 먹어두었던 탓인지, 긴장해서 그런 건지 배가 하나도 고프지 않았다.
● 로마 1일 차
시차 적응이고 뭐고 그냥 뒤척이다 아침이 온 것 같다. 숙소에서 나와 오늘의 일정을 복기한 뒤 로마 패스를 교환하러 테르미니 역에 다시 들렀다. 아침의 테르미니역은 어젯밤 보았던 모습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로마 패스는 48 시간권, 72시간 권이 있었고 가격은 48 시간권 28유로, 72 시간권은 38.5유로였다. 나는 48 시간권을 구매했고 첫 관광지 한 곳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는데, 콜로세움이 입장료가 좀 비싸다고 하기도 했고 콜로세움은 포로 로마노+팔라티노 언덕까지 통합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해서 예약을 해 두었었다.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는 예약제이다. 예약 없인 입장이 불가능하니 예약을 해 두고 방문하길 바란다. 로마 패스는 무료라곤 했지만 예약 수수료 2유로를 결제해야 했다.
콜로세움을 가기 전 커피라도 한잔하고 싶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마시고 싶었는데, 스타벅스가 없어서 당황했다. 나름 로마의 시내고 번화가라고 생각했는데 이상해서 뒤늦게 검색해보니 이탈리아가 커피의 본고장으로 에스프레소에 대한 문화적 자부심이 강해서 밀라노 쪽에 일부 매장 말고는 스타벅스가 없다고 했다. 만약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마시고 싶으면 에스프레소를 시키고 얼음과 컵을 별도로 달라고 하면 주는 곳도 있다는데, 그렇게까지 조리 있게 나의 요청사항을 말할 자신이 없었고 그렇다고 그냥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마셨다간 오늘 밤은 꼬박 날을 샐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슈퍼에서 아무 음료수나 집어 계산하고 나와서 마셨던 기억이 있다.
콜로세움으로 가는 길, 먹구름이 좀 끼었지만 건물도 하늘도 너무 이뻐서 걸었다. 첫 여행의 시작이다 보니 그냥 보고 즐기고 싶었고 워낙 걷는 걸 좋아하기도 해서 그랬는지 48시간 동안 버스+트램+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로마 패스를 사놓고도 구글맵을 켜놓은 채로 그냥 열심히 걸었다. 테르미니 역에서 콜로세움까지는 도보로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콜로세움에 도착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외부는 웅장하고 멋졌다. 이 건물을 내가 실제로 보고 있다니 감회가 새로워졌고 이제야 로마에 와 있는 게 조금은 실감이 났다. 콜로세움은 로마의 상징적인 건축물로 검투사와 맹수의 전투 경기가 벌어졌던 원형 경기장이라고 한다.
콜로세움 내부는 예약해서 입장 시간 15분 전에 가서 잠깐 기다렸더니 바로 입장이 가능했다. 콜로세움 1층의 복잡하고 좁은 방은 검투사와 맹수들의 대기실이었다고 하며 이 위로 판자를 덮고 모래를 깔아 검투사들과 맹수의 잔인한 경기를 치뤘다고 한다. 현재까지도 꾸준히 복원되고 있으며 고대의 건축물 치고는 너무 잘 보존되어 있는 것 같았다.
콜로세움 주변으로는 로마의 개선문과 포로 로마노가 보였다. 콜로세움 왼쪽에 있는 로마의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은 기독교를 공인한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막대한 라이벌이었던 막센티우스를 물리친 기념으로 세운 개선문이라고 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개선문은 파리의 개선문만 생각했었는데 파리의 개선문도 이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을 본떠 만든 건축물이라고 한다.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을 지나 팔라티노 언덕에 올라 포로 로마노를 보았다. 사진상으론 폐허처럼 보이지만 고대 로마 시민들의 생활 중심지로 신전, 상점, 목욕탕, 체육시설 등 로마에서 가장 활발한 지역이었다고 한다. 대화재와 로마의 몰락 이후 훼손된 포로 로마노를 19세기 후반부터 현재까지 계속 발굴과 복원 작업이 진행 중이라 하니 만약 다음에 또 이탈리아에 오게 된다면 그때는 얼마나 변해 있을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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