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여행] 로마 1일 차(2) 트레비 분수, 판테온, 스페인 광장


로마 패스로 콜로세움과 포로 로마노, 팔라티노 언덕을 보고 로마의 가장 인기 스팟이라는 트레비 분수에 갔다. 나는 또 걸었다. 난 다이어트 중이었을까? 그렇게 먹는 걸 좋아하는 내가 음식도 마다하고 그냥 거리와 건축물들을 보면서 걷는 게 마냥 좋았다. 콜로세움에서 트레비 분수까지도 도보로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트레비 분수의 Trevi는 삼거리라는 뜻으로 세 개의 길이 모이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원래 트레비 분수가 위치한 곳까지 상수도가 오지 않았는데, 르네상스 시대에 로마의 상수도를 수리하여 물의 공급이 원활해지자 이를 기념하여 여러 개의 분수를 세웠고 그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분수가 트레비 분수라고 한다. 대부분 흔히 아는 영화 '로마의 휴일'을 비롯한 다수의 영화에 나오면서 로마의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한다.

트레비 분수의 조각이 너무 인상 깊어서 좀 찾아보았는데 트레비 분수 가운데에는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가 서 있고, 이를 양옆에서 바다의 신 트리톤이 보좌하는 모습이라고 한다. 트레비 분수의 왼쪽은 격동의 바다를, 오른쪽은 고요한 바다를 상징하며 바다의 두 이면을 보여준다고 한다(위키백과 참조). 이름값을 하기라도 하는 듯 사람이 너무 많았다. 분수 앞에서 인증샷을 찍기는 너무 어려워 사람 사이에 끼어서 분수만 구경했다. 트레비 분수에 동전을 던지는 게 전통이라고, 오른손에 동전을 쥐고 왼쪽 어깨 너머로 던지면 좋은 일이 찾아온다는 전설이 내려온다고, 1개를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고, 2개를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올 수 있다는 내용으로 알려지기도 했다고 해서 다시 오고 싶은 마음에 나 또한 동전을 던져보고 싶었지만, 분수 가까이 갈 수도 없을 만큼 사람이 너무 많았다. 그래도 마음먹으면 나중에 다시 올 수 있겠지? 그렇게 다짐만 하고 돌아섰다.
아침부터 걷느라 허기가 졌다. 트레비 분수 광장 왼쪽으로 피자집에 보이길래 들어가 맛있어 보이는 피자를 골랐다. 매장 이름이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트레비 분수를 바라보고 왼쪽에 있는 젤라토를 같이 파는 피자집이었으니 아마 아래 위치가 맞을 것 같다. 트레비 분수는 피자집 창가에서 피자를 먹으며 구경했다. 그리곤 야경을 보러 저녁에 또 올 예정이었기 때문에 트레비 분수를 뒤로하고 판테온 신전으로 향했다.




판테온 신전으로 또 걸었다. 도대체 로마 패스는 언제 쓸 건지 모르겠다. 그래도 트레비 분수에서 판테온 신전으로 가는 길에는 상점들이 많아서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걸어가다 보니 생각보다 금방 도착했다. 이탈리아의 국기를 상징하는 저런 아주 귀여운 모습을 한 기념품들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상품들이 즐비했다. 눈에 들어온 상품들이 많았고 그중 특히 알록달록한 여러 가지 종류의 저 파스타는 꼭 사고 싶었는데, 여행의 시작점이라 여행 내내 짐이 될 것 같아 포기했다.



트레비 분수에서 판테온 신전까지는 걸어서 10분 정도 걸렸다. 이렇게 관광지가 도보 10~20분 이내다 보니 버스나 트램을 탈 일이 별로 없는 것 같다. 판테온 신전은 로마에서 가장 잘 보존된 건축물 중 하나로 다신교였던 로마의 모든 신들에게 바치는 신전이라고 한다. 판테온 신전은 로마에서 가장 오래된 돔 구조라고 하며, 르네상스 이후로는 무덤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솔직히 로마가 로망(?)이라고 한 나 자신이 부끄럽게 나는 너무 공부를 안 하고 왔다. 어떤 건물이고 어떻게 지어졌는지보다 그냥 눈에 담으면서 뭔가 멋있다, 우리나라의 건축물과는 다르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그때는 공부 열심히 해서 와야겠다.



짭짤한 피자 한조각 먹고 열심히 걸어 다녔더니 갈증이 났다. 판테온 신전 광장에는 식당과 카페가 많이 있었는데, 그중 판테온 신전이 잘 보이는 곳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시원한 맥주 한 병과 브루스케타를 시켰다. 사실 브루스케타가 뭔지도 모르고 사진만 보고 그나마 간단해 보여서 시켰는데, 뭐 생각보다 맥주 안주로 괜찮았다. 위치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서 위 사진으로 대체하는데, 가게의 야외 테이블에서 판테온 신전이 바로 보이는 곳이었다.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고 스페인 광장으로 출발했다. 판테온 신전에서 스페인 광장까지는 도보 15분 정도가 걸렸다. 가는 길에 베네치아 광장도 지나고 걷고 또 걸었더니 스페인 광장에 도착했다. 스페인 계단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확실히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너무 자유분방한 것 같다. 계단에 앉아서 낮술을 즐기는 사람들,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수다를 떨면서 깔깔깔 웃어대는 사람들, 다들 너무 즐겁고 행복해 보였다. 여기는 이탈리아 로마인데 스페인 광장이 있는 이유는 근처에 스페인 대사관이 있어서라고 한다. 스페인 광장 맞은편으로 명품 거리가 쭉 이어져 있어 로마에서 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일정이라면 쇼핑을 즐겨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스페인 광장 근처에 폼피라고 티라미수 맛집이 있는데 거기 딸기 티라미수가 그렇게 맛있다고 한다. 난 못 먹어 봤지만, 검색해보니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에 폼피 티라미수 매장이 있다고 하는 것 같으니 조만간 한번 가서 사 먹어봐야겠다.

사실 아침에 팔라티노 언덕에서 포로 로마노를 보면서 모래바람을 너무 맞은 터라 조금 찝찝하고 샤워를 한번 하고 싶었다. 그래서 숙소에 돌아가서 씻고 잠깐 쉬었다가 로마의 야경을 즐기기로 했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처음으로 버스를 탔는데 아침부터 많이 걸어서 그런지 버스가 너무 편했다. 그래, 3보 이상은 차를 타는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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